맞은편 자리에 앉은 여자애들이, 손에 든 스마트폰을 이쪽으로 향하고 킥킥 웃으며 뭔가 좋지 않은 계획을 꾸미고 있는 얼굴을 하고 있다. 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 나는 평온하게 있을 수 없다. 평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고 있어도 남들처럼 질투심 정도는 갖고 있다.
"잠깐, 일어나."
"으음... 뭔가요."
전차의 흔들림에 맞춰서,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는 배우자를 흔들어 깨운다.
"아직 도착하지 않았잖아요?"
"됐으니까."
여자애들이 원망하는 시선을 보낸다. 이쪽에는 조금의 잘못도 없는데, 이 반응에는 더욱 더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렇게 보여도 나, 세간에서는 조금 무서운 언니로 통하고 있으니까, 경우에 따라서는 그냥 끝나지 않는다고.
"무슨 일 있어요?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는데."
"여자의 싸움."
"하?"
잠에서 덜 깬 멍한 머리로 조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모습. 알게 된 때부터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지만, 확실히 내 남편은 멋있다. 본인은 아는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레벨이 높다. 아부성 발언이 아니다. 우리들의 사정을 모르는 대학 친구들에게는, 몇 번이나 그를 소개시켜달라는 부탁을 받을 때마다 그와 나는 결혼을 했으며 적나라한 부부 생활을 폭로하는 흐름이 되기에 부끄럽다고 생각한다.
"됐으니까 일어나, 내리자."
"역, 다음인데요?"
"빨리."
추운 날씨인데도 그의 팔을 잡고 역에 내렸다. 왠지 도망치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지만, 히키가야 군의 앞에서 여자애들에게 설교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의 앞에서는 사랑스러운 아내로 있고 싶다. 그렇지 않아도 결혼하기 전까지 귀엽지 않았으니까.
"가끔은 걷는 것도 좋잖아?"
"한 정거장이나 더 걸어야 하지만요."
"잔말이 많아."
그의 손을 꽉 잡고 큰 길을 걷기 시작한다. 가끔은 얼굴을 보여달라며 부모님에게 불려서 돌아가던 길이었지만, 시간을 정해놓은 것도 아니고, 딱히 짐작가는 이벤트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일단은 저녁 식사 전까지 도착할 수 있으니 문제는 없을 것이다.
최근에 친정으로 돌아가는 일이 많아졌다. 갓 결혼했을 무렵에는 이래저래 바빴던 것과, 그에게 빠져서 귀엽게 변해가는 자신을 부모님에게 보이는 것이 부끄러워서 자주 가지 않았다.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는 것도 싫었고.
"여차하면 츠즈키에게 부탁하면 되잖아?"
"츠즈키 씨에게 미안하잖아요."
"너는 상냥하구나."
"그렇지 않아요."
실제로, 히키가야 군은 유키노시타 가(家)의 사용인 들에게 인기가 많다. 츠즈키도 히키가야 군의 부탁이라면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차를 준비할 것이고, 주방을 맡고 있는 가정부들도 그가 돌아올 때면 의욕에 넘쳐서 더욱 열심히 일한다. 게다가 거기서 끝이 아니라 돌아갈 때는 「밤중에 배가 고프면 드세요」 라며 야식까지 챙겨주는 실정이다.
"만약을 위해 말해두지만, 사용인들과는 좀 더 거리를 두도록 해."
"어째서요?"
"우리와는 사는 세계가 다르니까."
"같은 치바 현민이잖아요?"
푸웃 하고 성대하게 뿜어버렸다. 정말이지, 그런 부끄럽고 유치한 중2병 대사를 정색을 하고 입에 담는 히키가야 군에게는 정말 화가 난다. 내가 지금까지 만들어 온 가치관을 태연하게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렇기에 그런 너에게 강하게 끌렸을지도.
"뭐, 됐나. 피곤하면 택시라도 타고 돌아가자."
"그러죠."
"또 업어줘도 좋은데."
"택시로."
"잠깐, 그거 무슨 의미야?"
사이 좋은 남매처럼 웃으며 길을 걷는다. 크리스마스가 가깝기 때문인지, 건물의 정면에는 화려한 전광 장식의 불빛이 깜빡여서, 전기세가 꽤 많이 나오겠구나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게 된다. 지금이 여름철이라면 이상한 벌레가 잔뜩 몰려올 정도.
"이 근처도 꽤 변했네."
"그런가요?"
"옛날에는 밭이라던가, 상당히 많았거든."
나와 유키노 짱이 아직 작고 아버지가 정치인이 되기 전에는, 자주 아버지의 자전거 뒤에 타고 장거리를 여행하곤 했다. 저녁이 되면 어딘가에서 풍기는 저녁 식사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그런 한가로운 시간을 좋아했다.
"어린 시절의 하루노 씨는, 어땠어요?"
"그야 당연히 굉장히 귀여웠지."
"그런 말을 스스로 말하나요?"
"못 믿어?"
"아뇨, 믿어요."
이건 그거다. 자신의 아내를 믿지 않는 남편의 반응이 틀림 없다. 지금의 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린 시절의 나는 순진무구 그 자체를 그림에 그린 외모였으며, 천계의 사도도 날아서 도망칠 정도의 귀여운 아이였으니까.
"다음에 사진 보여줄게."
확실히 아버지에게 비장의 컬렉션이 있을 것이다. 의회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혼자서 술을 마시며 자주 바라봤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나와 유키노 짱을 모은 앨범이 몇 권이던가. 그런 것을 본 것만으로도 회복하니까 남자는 단순해서 좋다.
"꼭 보여주세요."
"다시 반해도 모른다?"
옛날에 자주 다녔던 상가가 가까워진다. 여기도 어머니가 자주 데려왔던 기억이 있다. 분명 최근의 유행에 뒤떨어져서, 가게를 정리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을 했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북적여서 믿음직스럽다.
다음에 어머니에게 함께 오자고 권해볼까? 설마 자신의 딸이 이런 회고 취미를 갖고 있는 것을 알면 분명 놀랄 것이 틀림 없다. 이것이 옛날의 나라면, 강제적으로 퇴거를 하게 만들고, 큰 상업 시설로 바꾸었을 것이다.
"이쪽으로 가면 지름길이야."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좋은 냄새가 나네요."
"뭐야, 벌써 배고파졌어?"
"젊으니까요."
정육점 가게 앞에 고로케가 있고, 그 냄새에 이끌렸다. 뭐라고 말할까, 자신의 남편이지만, 남동생 같은 일면도 있어서 여러 가지로 손이 많이 간다.
"한 개만이다? 도착하면 금방 저녁이니까."
"네."
남편에게 넘어가서 군것질이라던가, 이 광경을 어머니가 보면 경악할 것이다.
"저기, 고로케 하나 주세요."
부지런이 일하는 아주머니에게 말을 걸자, 익숙한 손놀림으로 종이 봉투에 담아서 건네온다. 튀김옷의 온기가 손에 전해져서 뜨겁다.
"좋겠네~ 누나랑 쇼핑이니?"
우리들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아니아니, 전혀 안 닮았잖아요?
"아뇨, 저희들은 남매가 아니라 부부입니다."
"어머."
이제는 이 반응에도 많이 익숙해졌다. 이 나이에 결혼이라니, 분명 무슨 사정이 있을것이라고 생각할 것이 틀림 없다. 이른바 부모님이 반대해서 사랑의 도피라던가, 생겨서 한 결혼이라던가,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로 많이 힘들었겠구나."
"아 네... 뭐."
그러니까 여러 가지라니 뭐냐고. 일본어의 애매모호함도 이 정도면 극에 달한 느낌이다. 뭐 확실히 둘이서 느긋하게 저녁의 상가를 걷게 되기까지에는, 여러 가지 일이 있었던 것에는 틀림없지만.
"이거, 아줌마가 덤으로 하나 더 줄게."
"아,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하나를 더 건네온다. 돼지 기름에 튀겼기 때문인지, 굉장히 고소한 냄새가 식감을 돋군다. 머리의 한 구석에서 「어머니, 군것질하는 딸을 용서하세요」 라고 주창하며 되내인다.
"맛있네."
"그렇네요."
이래서는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이미지가 엉망.
"정육점의 고로케는 왜 이렇게 맛있을까요?"
"수수께끼네."
어린 시절에는 크게 느껴졌던 거리의 풍경이, 지금은 크게 느껴지지 않으니 이상한 느낌. 프라이드 치킨 가게 앞에 있는 검은 안경에 하얀 정장의 무서운 듯한 할아버지도, 단순히 조금 뚱뚱하며 근면한 이미지의 외국인이다. 동화의 마법사 따위도 이제 무섭지 않다. 독사과라도 1개 정도라면 괜찮을지도.
"왜 그래요?"
"그런가, 백마 탄 왕자님은 나타났구나."
"뭔가요, 갑자기."
"이쪽의 이야기야."
상가의 변두리까지 오자 갑자기 인산인해. 큼직한 무대와 몇 개의 텐트도 나와있고 붐비고 있다. 아무래도 대기업 휴대 회사의 신규 점포 개장에 맞춘 이벤트 같다. 젊은 학생들이 대다수. 그 가운데 아슬아슬한 미니 스커트를 입은 판매원들이 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쪽의 남매는 어떠세요~"
그러니까 남매가 아니라고.
"지금이라면 굉장한 이득입니다~"
라며, 히키가야 군의 팔을 잡고 그 풍만한 가슴으로 끌어안는다. 스스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눈썹이 움찔움찔 움직인다. 옛날의 나라면 집의 젊은 사용인들을 불렀을 것이다. 뭣하면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자위대를 출동시켰을지도 모른다. 어느 의미 내게 있어서는 재해니까.
"지금도 충분합니다."
히키가야 군도 곤란한 얼굴.
"그런 말 하지 말고, 네? 조금이라도 보고 가세요."
"어떻게 할까요?"
여자애의 눈속에 하트가 잔뜩. 아르바이트를 하던 도중 좋은 물건을 찾아냈습니다!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혹은,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해본 적 없었던 굉장히 좋은 얼굴일 것이다. 정말이지, 이 얼마나 교활한 짓일까. 여자의 무기를 풀로 활용하고 있다. 뭐 남 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
"몰래 제 메일 주소도 알려드릴게요."
"난처하네요."
"여자에게 창피를 줄 생각이세요?"
"아뇨, 그게."
이쪽의 눈치를 살피다. 나는 아마 상당히 언짢은 얼굴을 하고 있음이 틀림 없다. 그와 반대로 히키가야 군은 주워온 지 얼마 안 되는 겁먹은 강아지 같은 눈을 하고 있다.
"모처럼이니까 말이라도 들어볼까?"
"괜찮겠어요?"
"괜찮아."
"자, 보세요. 누나 분도 저렇게 말씀하시는데."
그러니까 누나가 아니라고.
"나는 적당히 시간 때우다 올게."
"하아."
가끔은 둘이 외출해서 일어나는 이런 일이 싫다. 알게 된 무렵부터 어렴풋이 눈치챘지만, 내 남편은 굉장히 멋있고 눈에 띤다.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너그럽게 보이고 싶다. 질투하는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다. 사랑스럽고 상냥하게 보이고 싶다. 이렇게 언짢게 된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다. 정말이지 바보 같다.
"역시 됐습니다."
"에~"
그렇게 말하며 슬쩍 내 손을 잡는다.
"지금이라면 이득인 조건이 잔뜩인데요?"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손을 더욱 강하게 꽉 잡는다.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지, 눈을 깜빡거리며 우리를 번갈아 바라본다. 조금 전의 고로케 아주머니가, 멀리서 상냥하게 웃고 있다.
"갈아탈 예정, 없으니까요."
x x x
"저녁 식사, 뭐가 나올까요."
황혼의 거리에 좋은 향기가 감돌고 있다. 한 정거장을 걸었으니 꽤나 운동도 됐고, 덤으로 수확도 있는 느낌이다. 아버지는 싫은 얼굴을 할지도 모르지만, 오늘 밤은 그와 함께 목욕을 하고 싶은 기분. 쭉 함께 있고 싶다.
"간식으로 고로케 먹었잖아?"
"그야 그렇지만요."
"정말이지."
내게 남동생은 없지만, 만약 있었다면 이런 느낌이려나? 손이 많이 가며 건방지며, 그러면서도 신경 쓰여서 방치할 수 없는 친밀한 이성. 그런 것을 동경하고 있었다.
"가정부들이 기합을 넣고 솜씨를 발휘하겠지."
"기대되네요."
"뭐, 그런가."
거리의 불빛이 띄엄띄엄 눈에 띤다. 긴 언덕 너머로 그리운 집이 보인다. 현관 앞에는 가정부들이 몇 명이 보인다. 정말, 내 남편은 묘한 인덕이 있다. 회사 경영보다는 정치인 쪽이 맞는것 같다는 아버지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유키노 짱의 이야기로는, 수학에 굉장히 약하다고 했으니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어서오세요."
머리를 조아리는 사용인들에게 둘러싸여서, 만났을 때보다 조금 늠름해진 배우자를 데리고 현관으로 들어간다. 이건 마치 싸움에서 이기고 돌아온 기분. 음악회에서 상을 탔던 옛날을 떠올렸다.
"틀림없이 차로 돌아오실거라 생각해서."
고참 가정부의 걱정스러운 얼굴.
"내게도 여러 가지가 있거든."
"무슨 문제라도 있으셨나요?"
더욱 더 걱정스러운 얼굴이 된다. 경비를 담당하는 검은 옷의 눈짓이라던가. 여기만 잘라내면 우리 집은 그 방면의 위험한 집안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정말이지, 실례라고.
"히키가야 군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일이 있었거든."
"젊은 주인님에게요?"
부디 들려주면 좋겠다는 눈을 하고 하지만, 그것을 공개하는 건 지금이 아니다. 가능하면 무덤까지 가지고 갈까. 내세에서도 함께라면 살짝 가르쳐 줘야겠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있었잖아?"
내게는 귀여운 질투 따위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타입도 아니고, 아양을 떠는 것도 하고 싶지 않다. 그래도 무슨 일이 있어도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절대로 넘겨주고 싶지 않다.
연하의 그 따위, 흥미 없어 - 31. 【특별편】 하루농의 귀여운 사랑(恋)
원본 URL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9037312
#31 【特別編】はるのんの可愛い恋。 | 歳下の彼なんて、興味ない - ゲルマン魂の小説シリーズ - pixiv
パシャリ、小さな機械音がした。 向かいの席に座る女の子連れが、手にしたスマホをこちらに向けてクスクスと何か良からぬ企みをしている。まあだいたいの事情は察したけど、それにしたってこの私は穏やかではいられない。普段平気な顔をしていたって人並みに嫉妬心ぐらいは持ち合わせている。 「ちょ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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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하는 작은 기계음이 났다.
맞은편 자리에 앉은 여자애들이, 손에 든 스마트폰을 이쪽으로 향하고 킥킥 웃으며 뭔가 좋지 않은 계획을 꾸미고 있는 얼굴을 하고 있다. 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 나는 평온하게 있을 수 없다. 평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고 있어도 남들처럼 질투심 정도는 갖고 있다.
"잠깐, 일어나."
"으음... 뭔가요."
전차의 흔들림에 맞춰서,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는 배우자를 흔들어 깨운다.
"아직 도착하지 않았잖아요?"
"됐으니까."
여자애들이 원망하는 시선을 보낸다. 이쪽에는 조금의 잘못도 없는데, 이 반응에는 더욱 더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렇게 보여도 나, 세간에서는 조금 무서운 언니로 통하고 있으니까, 경우에 따라서는 그냥 끝나지 않는다고.
"무슨 일 있어요?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는데."
"여자의 싸움."
"하?"
잠에서 덜 깬 멍한 머리로 조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모습. 알게 된 때부터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지만, 확실히 내 남편은 멋있다. 본인은 아는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레벨이 높다. 아부성 발언이 아니다. 우리들의 사정을 모르는 대학 친구들에게는, 몇 번이나 그를 소개시켜달라는 부탁을 받을 때마다 그와 나는 결혼을 했으며 적나라한 부부 생활을 폭로하는 흐름이 되기에 부끄럽다고 생각한다.
"됐으니까 일어나, 내리자."
"역, 다음인데요?"
"빨리."
추운 날씨인데도 그의 팔을 잡고 역에 내렸다. 왠지 도망치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지만, 히키가야 군의 앞에서 여자애들에게 설교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의 앞에서는 사랑스러운 아내로 있고 싶다. 그렇지 않아도 결혼하기 전까지 귀엽지 않았으니까.
"가끔은 걷는 것도 좋잖아?"
"한 정거장이나 더 걸어야 하지만요."
"잔말이 많아."
그의 손을 꽉 잡고 큰 길을 걷기 시작한다. 가끔은 얼굴을 보여달라며 부모님에게 불려서 돌아가던 길이었지만, 시간을 정해놓은 것도 아니고, 딱히 짐작가는 이벤트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일단은 저녁 식사 전까지 도착할 수 있으니 문제는 없을 것이다.
최근에 친정으로 돌아가는 일이 많아졌다. 갓 결혼했을 무렵에는 이래저래 바빴던 것과, 그에게 빠져서 귀엽게 변해가는 자신을 부모님에게 보이는 것이 부끄러워서 자주 가지 않았다.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는 것도 싫었고.
"여차하면 츠즈키에게 부탁하면 되잖아?"
"츠즈키 씨에게 미안하잖아요."
"너는 상냥하구나."
"그렇지 않아요."
실제로, 히키가야 군은 유키노시타 가(家)의 사용인 들에게 인기가 많다. 츠즈키도 히키가야 군의 부탁이라면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차를 준비할 것이고, 주방을 맡고 있는 가정부들도 그가 돌아올 때면 의욕에 넘쳐서 더욱 열심히 일한다. 게다가 거기서 끝이 아니라 돌아갈 때는 「밤중에 배가 고프면 드세요」 라며 야식까지 챙겨주는 실정이다.
"만약을 위해 말해두지만, 사용인들과는 좀 더 거리를 두도록 해."
"어째서요?"
"우리와는 사는 세계가 다르니까."
"같은 치바 현민이잖아요?"
푸웃 하고 성대하게 뿜어버렸다. 정말이지, 그런 부끄럽고 유치한 중2병 대사를 정색을 하고 입에 담는 히키가야 군에게는 정말 화가 난다. 내가 지금까지 만들어 온 가치관을 태연하게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렇기에 그런 너에게 강하게 끌렸을지도.
"뭐, 됐나. 피곤하면 택시라도 타고 돌아가자."
"그러죠."
"또 업어줘도 좋은데."
"택시로."
"잠깐, 그거 무슨 의미야?"
사이 좋은 남매처럼 웃으며 길을 걷는다. 크리스마스가 가깝기 때문인지, 건물의 정면에는 화려한 전광 장식의 불빛이 깜빡여서, 전기세가 꽤 많이 나오겠구나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게 된다. 지금이 여름철이라면 이상한 벌레가 잔뜩 몰려올 정도.
"이 근처도 꽤 변했네."
"그런가요?"
"옛날에는 밭이라던가, 상당히 많았거든."
나와 유키노 짱이 아직 작고 아버지가 정치인이 되기 전에는, 자주 아버지의 자전거 뒤에 타고 장거리를 여행하곤 했다. 저녁이 되면 어딘가에서 풍기는 저녁 식사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그런 한가로운 시간을 좋아했다.
"어린 시절의 하루노 씨는, 어땠어요?"
"그야 당연히 굉장히 귀여웠지."
"그런 말을 스스로 말하나요?"
"못 믿어?"
"아뇨, 믿어요."
이건 그거다. 자신의 아내를 믿지 않는 남편의 반응이 틀림 없다. 지금의 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린 시절의 나는 순진무구 그 자체를 그림에 그린 외모였으며, 천계의 사도도 날아서 도망칠 정도의 귀여운 아이였으니까.
"다음에 사진 보여줄게."
확실히 아버지에게 비장의 컬렉션이 있을 것이다. 의회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혼자서 술을 마시며 자주 바라봤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나와 유키노 짱을 모은 앨범이 몇 권이던가. 그런 것을 본 것만으로도 회복하니까 남자는 단순해서 좋다.
"꼭 보여주세요."
"다시 반해도 모른다?"
옛날에 자주 다녔던 상가가 가까워진다. 여기도 어머니가 자주 데려왔던 기억이 있다. 분명 최근의 유행에 뒤떨어져서, 가게를 정리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을 했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북적여서 믿음직스럽다.
다음에 어머니에게 함께 오자고 권해볼까? 설마 자신의 딸이 이런 회고 취미를 갖고 있는 것을 알면 분명 놀랄 것이 틀림 없다. 이것이 옛날의 나라면, 강제적으로 퇴거를 하게 만들고, 큰 상업 시설로 바꾸었을 것이다.
"이쪽으로 가면 지름길이야."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좋은 냄새가 나네요."
"뭐야, 벌써 배고파졌어?"
"젊으니까요."
정육점 가게 앞에 고로케가 있고, 그 냄새에 이끌렸다. 뭐라고 말할까, 자신의 남편이지만, 남동생 같은 일면도 있어서 여러 가지로 손이 많이 간다.
"한 개만이다? 도착하면 금방 저녁이니까."
"네."
남편에게 넘어가서 군것질이라던가, 이 광경을 어머니가 보면 경악할 것이다.
"저기, 고로케 하나 주세요."
부지런이 일하는 아주머니에게 말을 걸자, 익숙한 손놀림으로 종이 봉투에 담아서 건네온다. 튀김옷의 온기가 손에 전해져서 뜨겁다.
"좋겠네~ 누나랑 쇼핑이니?"
우리들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아니아니, 전혀 안 닮았잖아요?
"아뇨, 저희들은 남매가 아니라 부부입니다."
"어머."
이제는 이 반응에도 많이 익숙해졌다. 이 나이에 결혼이라니, 분명 무슨 사정이 있을것이라고 생각할 것이 틀림 없다. 이른바 부모님이 반대해서 사랑의 도피라던가, 생겨서 한 결혼이라던가,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로 많이 힘들었겠구나."
"아 네... 뭐."
그러니까 여러 가지라니 뭐냐고. 일본어의 애매모호함도 이 정도면 극에 달한 느낌이다. 뭐 확실히 둘이서 느긋하게 저녁의 상가를 걷게 되기까지에는, 여러 가지 일이 있었던 것에는 틀림없지만.
"이거, 아줌마가 덤으로 하나 더 줄게."
"아,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하나를 더 건네온다. 돼지 기름에 튀겼기 때문인지, 굉장히 고소한 냄새가 식감을 돋군다. 머리의 한 구석에서 「어머니, 군것질하는 딸을 용서하세요」 라고 주창하며 되내인다.
"맛있네."
"그렇네요."
이래서는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이미지가 엉망.
"정육점의 고로케는 왜 이렇게 맛있을까요?"
"수수께끼네."
어린 시절에는 크게 느껴졌던 거리의 풍경이, 지금은 크게 느껴지지 않으니 이상한 느낌. 프라이드 치킨 가게 앞에 있는 검은 안경에 하얀 정장의 무서운 듯한 할아버지도, 단순히 조금 뚱뚱하며 근면한 이미지의 외국인이다. 동화의 마법사 따위도 이제 무섭지 않다. 독사과라도 1개 정도라면 괜찮을지도.
"왜 그래요?"
"그런가, 백마 탄 왕자님은 나타났구나."
"뭔가요, 갑자기."
"이쪽의 이야기야."
상가의 변두리까지 오자 갑자기 인산인해. 큼직한 무대와 몇 개의 텐트도 나와있고 붐비고 있다. 아무래도 대기업 휴대 회사의 신규 점포 개장에 맞춘 이벤트 같다. 젊은 학생들이 대다수. 그 가운데 아슬아슬한 미니 스커트를 입은 판매원들이 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쪽의 남매는 어떠세요~"
그러니까 남매가 아니라고.
"지금이라면 굉장한 이득입니다~"
라며, 히키가야 군의 팔을 잡고 그 풍만한 가슴으로 끌어안는다. 스스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눈썹이 움찔움찔 움직인다. 옛날의 나라면 집의 젊은 사용인들을 불렀을 것이다. 뭣하면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자위대를 출동시켰을지도 모른다. 어느 의미 내게 있어서는 재해니까.
"지금도 충분합니다."
히키가야 군도 곤란한 얼굴.
"그런 말 하지 말고, 네? 조금이라도 보고 가세요."
"어떻게 할까요?"
여자애의 눈속에 하트가 잔뜩. 아르바이트를 하던 도중 좋은 물건을 찾아냈습니다!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혹은,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해본 적 없었던 굉장히 좋은 얼굴일 것이다. 정말이지, 이 얼마나 교활한 짓일까. 여자의 무기를 풀로 활용하고 있다. 뭐 남 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
"몰래 제 메일 주소도 알려드릴게요."
"난처하네요."
"여자에게 창피를 줄 생각이세요?"
"아뇨, 그게."
이쪽의 눈치를 살피다. 나는 아마 상당히 언짢은 얼굴을 하고 있음이 틀림 없다. 그와 반대로 히키가야 군은 주워온 지 얼마 안 되는 겁먹은 강아지 같은 눈을 하고 있다.
"모처럼이니까 말이라도 들어볼까?"
"괜찮겠어요?"
"괜찮아."
"자, 보세요. 누나 분도 저렇게 말씀하시는데."
그러니까 누나가 아니라고.
"나는 적당히 시간 때우다 올게."
"하아."
가끔은 둘이 외출해서 일어나는 이런 일이 싫다. 알게 된 무렵부터 어렴풋이 눈치챘지만, 내 남편은 굉장히 멋있고 눈에 띤다.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너그럽게 보이고 싶다. 질투하는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다. 사랑스럽고 상냥하게 보이고 싶다. 이렇게 언짢게 된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다. 정말이지 바보 같다.
"역시 됐습니다."
"에~"
그렇게 말하며 슬쩍 내 손을 잡는다.
"지금이라면 이득인 조건이 잔뜩인데요?"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손을 더욱 강하게 꽉 잡는다.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지, 눈을 깜빡거리며 우리를 번갈아 바라본다. 조금 전의 고로케 아주머니가, 멀리서 상냥하게 웃고 있다.
"갈아탈 예정, 없으니까요."
x x x
"저녁 식사, 뭐가 나올까요."
황혼의 거리에 좋은 향기가 감돌고 있다. 한 정거장을 걸었으니 꽤나 운동도 됐고, 덤으로 수확도 있는 느낌이다. 아버지는 싫은 얼굴을 할지도 모르지만, 오늘 밤은 그와 함께 목욕을 하고 싶은 기분. 쭉 함께 있고 싶다.
"간식으로 고로케 먹었잖아?"
"그야 그렇지만요."
"정말이지."
내게 남동생은 없지만, 만약 있었다면 이런 느낌이려나? 손이 많이 가며 건방지며, 그러면서도 신경 쓰여서 방치할 수 없는 친밀한 이성. 그런 것을 동경하고 있었다.
"가정부들이 기합을 넣고 솜씨를 발휘하겠지."
"기대되네요."
"뭐, 그런가."
거리의 불빛이 띄엄띄엄 눈에 띤다. 긴 언덕 너머로 그리운 집이 보인다. 현관 앞에는 가정부들이 몇 명이 보인다. 정말, 내 남편은 묘한 인덕이 있다. 회사 경영보다는 정치인 쪽이 맞는것 같다는 아버지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유키노 짱의 이야기로는, 수학에 굉장히 약하다고 했으니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어서오세요."
머리를 조아리는 사용인들에게 둘러싸여서, 만났을 때보다 조금 늠름해진 배우자를 데리고 현관으로 들어간다. 이건 마치 싸움에서 이기고 돌아온 기분. 음악회에서 상을 탔던 옛날을 떠올렸다.
"틀림없이 차로 돌아오실거라 생각해서."
고참 가정부의 걱정스러운 얼굴.
"내게도 여러 가지가 있거든."
"무슨 문제라도 있으셨나요?"
더욱 더 걱정스러운 얼굴이 된다. 경비를 담당하는 검은 옷의 눈짓이라던가. 여기만 잘라내면 우리 집은 그 방면의 위험한 집안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정말이지, 실례라고.
"히키가야 군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일이 있었거든."
"젊은 주인님에게요?"
부디 들려주면 좋겠다는 눈을 하고 하지만, 그것을 공개하는 건 지금이 아니다. 가능하면 무덤까지 가지고 갈까. 내세에서도 함께라면 살짝 가르쳐 줘야겠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있었잖아?"
내게는 귀여운 질투 따위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타입도 아니고, 아양을 떠는 것도 하고 싶지 않다. 그래도 무슨 일이 있어도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절대로 넘겨주고 싶지 않다.
"여자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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