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수험도 슬슬 다가온 2학기의 어느 날. 점심시간에 활기를 띈 남고생의 목적은, 특출난 미인 졸업생 인 것 같지만, 왠지 너무 기뻐할 수 없는 수험생인 나 입니다.
"아까 살짝 봤는데 진짜 장난 아니라고!"
"스타일도 장난 아니던데."
으~음, 설마 아니겠지. 이 학교도 나름대로 역사가 있고, 졸업생도 많이 있으니까. 분명 그 중에는 굉장한 미인도 포함되어 있겠지. 그래. 내 아내만 특별히 예쁜게 아니잖아.
"J반의 유키노시타씨의 언니라던데."
아, 역시구나. 어쩐지 아침부터 꼼꼼히 화장을 하고. 좀처럼 입지 않는 정장을 입길래, 틀림없이 임원회의겠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저녁은 돌아가는길에 어딘가에서 먹자고 말한게 이제서야 이해됐다. 나 바보구나.
"왜그러냐. 히키가야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구나."
"아, 히라츠카 선생님."
"마치 세상의 종말을 맞은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고?"
"대마왕이 집에서 오고 있다는걸 잊고 있었습니다."
쿡쿡 하며 교재로 얼굴을 가리고 웃는 행동. 당신에게는 남의 일이겠지만 이쪽은 하루노씨가 또 뭔가 저지르지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앞선다구요. 최악의 패턴은 진로 상담으로 모인 사람들의 앞에서 [이 사람, 제 남편이예~요!] 라고 말하는 행동. 몇번이라도 꿈에 나와서 시달렸다구요.
"하루노를 집에서 못나오게 하는건 무리겠지?"
"차라리, 자고 있는 사이에 침대에 묶어놓으면 좋겠네요."
"나중에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고?"
"새로운 취미의 세계가 열릴지도 모릅니다."
"가능성은 낮구나. 하루노는 그렇게 보여도 극히 정상이니까."
"알고 있어요, 일단은 부부니까요."
순간 움찔 하고 눈썹이 올라갔지만,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다시 온화한 얼굴.
"하루노의 수험 노하우가 우리 학교로써는 큰 도움이니까 말이지."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히키가야도 여러가지 배우고 있겠지?"
"안좋은것도 있습니다만."
흐음, 하며 턱에 손을 얹고 생각을 한다.
"그럼, 이번에는 네가 하루노에게 여러가지를 가르쳐봐라."
"제가 하루노씨에게요?"
"그래. 진로상담이라고 말해도 배우는것만이 능사는 아니겠지."
아니아니아니아니, 뭘 가르치라는 건가요. 이 선생님은. 재학생일때는 만년 학년 수석, 스포츠도 뭐든지 실수없이 해내왔던 하루노씨가, 이 내게 뭔가 배울 수 있는건 하나도 없을텐데.
"마음에 들지 않는 얼굴이구나."
"공교롭게도 쓸만한 소재가 없습니다."
"뭐냐, 웃음이라도 뺏을 생각인거냐."
"이 상황을 소재로 쓴다면, 저는 벌써 반의 인기인이 되었겠죠."
"그런 미인인 아내가 있으면 인기인은 틀림없지 않겠냐?"
"이유없는 비난만 잔뜩 받을거라구요."
실제로 누군가 다른 녀석의 일이었다면, 경박한 녀석들과 함께 요란하게 떠들어대진 않겠지만, 고교생인 주제에 미인인 배우자가 있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저주를 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 이 시기의 괴로운 수험생이라면 더욱 더 마음의 어둠은 깊을테니까.
"나에게도 하루노에게도 없는것을 너는 가지고 있잖냐?"
"성희롱 발언으로 유도하는 건가요?"
"그 발상이라면 재교육 하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주먹을 꽉 쥐고, 온화하지 않은 스킨십의 예비 동작. 애초에, 오늘의 진로 상담회에는 학부형들도 올텐데. 그렇게 말한 계통의 교육은 없는 방향으로. 들어올린 주먹을 당당히 밀어내고 자리를 피한다.
"그녀석(하루노)이 일부러 진로 상담 의뢰를 받았으니, 뭔가 생각이 있겠지."
"재미있을거라 생각해서 그런게 아닐까요?"
"히키가야, 인생을 즐기는 건 나쁜일이 아니다."
"거기에 말려들어가는 처지가 되어 보세요."
"함께 즐기자꾸나."
손목시계를 힐끗 쳐다보며, 복도 끝을 살핀다. 아무래도 성적이 나쁜 학생과의 이야기에 열중하고 있는 탓인지, 아무래도 시간에 늦을 것 같은 표정. 빠르게 신발로 갈아신고 빠른 걸음으로 그 자리를 뒤로 한다.
"뭐, 나는 하루노 녀석을 즐겁게 해주진 못했으니까."
"그렇지도 않은데요."
일순간 멈춰서서 뒤돌아봤다.
"그렇지만, 하루노씨의 추억담, 선생님과의 이야기 뿐이니까요."
"...히키가야, 역시 너는 갖고 있구나."
x x x
오후에 접어들어, 특별동의 건물 끝에 있는 회의실에 가자 입구부터 굉장한 학생수로 큰 성황이다. 매년 이 시기에는 진로 선택을 재인식시키는 이 자리에 있는 어느 학생이라도 모두 기운이 없었다고 하는데.
"아, 선~배, 아내분이 와있다구요?"
"바, 바보, 목소리 크다고."
학생회의 임원으로, 싱긋 웃는 얼굴로 학부모의 안내를 맡앗던 잇시키가 말을 걸어왔다. 잇시키씨, 전에 피로연을 열어 준 것은 감사하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해서 본격적으로 말하면 곤란하다고.
"아내분 굉장한 인기라구요. 보세요. 저 행렬."
"그러니까 아내라는말은 그만두라니까."
여러가지 파티션으로 나뉘어진 상담회의 부스. 그 앞에는 상담을 기다리는 학생과 그 부모님이 차례를 기다리는 절차가 되어 잇지만, 하루노씨가 담당하는 부스만 게임 소프트의 발매같은 상태가 되어있고, 아무리봐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아내분 부스죠?"
"뭐, 나중에 뭘 말할지 모르니까, 그리고 아내는 멈춰달라니까, 부탁입니다."
킥킥 하고 웃는 잇시키에게 안내되어 무기력한 기분으로 줄의 끝에 선다. 이쪽을 알아차리고 싱긋 우는 하루노씨. 눈치채지 못하고 테이블 아래로 손을 살짝 흔든다.
"역시 예쁘네요. 선배의 아내."
"그만해주세요. 너무 칭찬하면 기어오른다고 걷잡을 수 없게 되니까."
"또 정말이지, 집에서는 굉장히 칭찬하고 있으면서."
"아니, 칭찬이라든가 안하는데."
"에, 거짓말이죠?"
"둘이서만 있을 때, 자기 아내를 칭찬하는건 부끄럽잖아?"
"최저예요, 그거."
입에 손을 대고 무슨 중대 범죄의 진범을 찾았어요. 하는 눈으로 멸시하듯이 바라본다. 아니, 잠깐만요. 잇시키씨? 여기는 일본이라구요? 치바라구요? 뭐가 서러워서 미국 홈 드라마의 남편처럼 거실의 부인을 침치 마르도록 칭찬하지 않으면 안되냐구요? 설령 아내가 마녀라도 무리 게임이라구요.
"아내분,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예쁘긴하지"
"그것을 말로 말하라구요. 여자는 말해줬으면 한다구요."
"그러니까 무리야."
"역시 최저예요!"
정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팔을 허리에 대고 포기하는듯한 얼굴. 요즘의 여자애는 완전히 서양의 관습에 감화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쪽은 치바의 소시민이니까, 그렇게 간단하게 정책을 바꿀 순 없다고? 비록 미국 전역이 울어버려도 거절입니다.
"뭐, 선배는 여자가 밀어붙이면 약하니까요, 조만간 하겠죠. 그쵸?"
"그런 소리 하는게 아냐."
"자각이 없네요. 중병을 앓는 타입이예요."
"그때는, 네게 간병을 부탁할게."
"정말..... 자각이 없다니까요."
x x x
"....다음분 앉으세요."
"아, 부탁합니다. 히키가야 입니다."
이래저래 완전히 하교시간에 가까워져서, 겨우 내 차례가 돌아왔다. 하루노씨를 보면 지금까지 많은 진로상담을 해왔을텐데, 완전히 지쳐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기색은 전혀 없다. 얼마나 완벽한 초인이냐고. 이 사람.
"히키가야군, 이름은 어떻게 되죠?"
"알고 있잖아요?"
"흐음, 히키가야군과 안면이 있었나요?"
무슨 플레이야 이건? 안색 하나 바꾸지 않고 접수하는건, 뭔가 하루노씨의 기분을 안좋게 만드는 일이라도 했던가? 쓰레기 버리는것도 잊지 않았고, 세탁물도 제대로 말리고 나왔을텐데.
"히키가야 하치만 입니다."
"재미있는 이름이네요. 부모님의 얼굴이 보고싶을 정도로."
"그러니까 알고 있잖아요?"
"글쎄요."
"약혼식때 만났잖아요. 그리고 지난주에도 함께 식사했고."
손을 깍지기고 턱을 손으로 받치며 뭔가를 생각하는 포즈. 가끔 집에서도 장난스러운 내 아내지만, 어디까지 진심인지 알 수 없는것이 단점. 무시당한것이 기분이 나빠져서 전부 귀찮아졌다.
"다른 여자와 착각하는게 아닌가요?"
"이제 됐습니다. 그럼."
피식 하고 입가를 올리며, 바스락바스락 하며 종이 파일에서 자료 뭉치를 꺼낸다. 안에는 진로 희망표와 모의 시험의 성적, 가족 구성등이 출력되어 클립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반출 금지인 개인 정보도 진로 상담회인 이 자리에 한하여 열람이 가능하지만.
"히키가야군은 사립 인문계 지망생이군요."
"이과 과목이 전멸이니까요."
"그렇게 매일 밤마다 정성스레 가르쳐 주는데, 이건 어찌된거야?"
"본인은 열심히하고 있습니다만."
"이건 주말에도 특훈하지 않으면 안되는 걸까."
팔짱을 끼고 살짝 불쾌한 모습이다. 확실히 밤마다 식사가 끝난후 부터 잠들기 전까지 이과 과목 과외를 받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기본이 이래서는 성적도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역시 사립 문과에 맞추는것이 좋겠죠?"
"안돼, 쉽게 포기하면 안돼!"
"어째서 그렇게 이과 과목에 연연하는 건가요?"
"그치만, 같이 대학에 다니고 싶은걸."
랄까, 둘이서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인다. 어쩔거냐고. 확실히 이대로 무슨 기적이라도 일어나서 하루노씨와 같은 캠퍼스에 다니게 된다면 나에게 메리트가 있을까? 집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아내의 감시하에 놓여진다고 하는 사태가 될 뿐인데.
"그리고, 지난 모의고사의 성적인데, 0점은 뭐니. 0점은."
"아아 그거, 그 모의고사 시험 안봤어요."
"뭐라고!?"
저질렀나? 같은 놀라움. 모의고사 시험의 결과와 이쪽의 얼굴을 몇번이나 비교한다.
"이 시기의 모의고사 시험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어째서 안본거야?"
"그건, 말하고 싶지 않아요."
"말하고 싶지 않아요. 로 끝날 리 없잖아. 진심으로 화낸다고?"
이제 주위의 신경따위는 쓰지 않는 큰 소리. 옆의 부스에서 상담을 받던 일행과, 회의실에 있던 교직원 중 몇명이 무슨일인가 하고 이쪽을 주목한다.
"미안, 소리질러서.... 그래서, 어째서인데?"
곤란하네. 모의시험을 안 본 것을 미래 영겁으로 아내에게 들키지 않았으면 했는데, 설마 진로 상담회에 온다는 계산이라니. 속이려고해도 속을 상대가 아니고.
"그날은 아내가."
"응, 내가 왜?"
"열로 앓아 누워서, 걱정되서 집을 비우지 못했습니다."
"...아, 그래/////"
빙글빙글 볼펜을 오른손으로 돌리며, 시선을 창밖을 여기저기 바라보고 있어서 초조하다. 왼손은 책상 아래로 이쪽의 손을 찾고 있다. 조금 눈이 젖어있는것 같은데 기분탓이겠죠. 그 하루노씨가 사람 앞에서 우는 일 따위는, 이 세상이 종말이 와도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가족구성말인데, 너는 결혼했구나?"
"뭐,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서요."
"실패했다든가, 생각하고 있니?"
"상대 여성은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요."
"여전이 둔감하구나."
"센터 시험에서는 직감에 의지하지 않기로 정했어요."
피식 하고 웃자 부드러워지는 분위기. 처음 만났을때는 바닥이 안보여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어째서 이런식으로 되었는지 지금도 수수께끼다.
"그래서 어때, 너는 그 사람과 함께라서 행복해?"
찾아낸 내 손을 꽉 움켜쥐고, 입술을 가볍게 씹으며 부끄러워하는 얼굴로 물어오지만, 진로 상담회의 항목에 그런 개인 사정에 발을 디딛는 질문은 없었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연하의 그 따위, 흥미 없어 - 13. [보너스] 연상의 아내에게 "진로는 이미 정했어요."
원본 URL :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5724286
#13 【おまけ】歳上の妻って「進路はもう決まってます」 | 歳下の彼なんて、興味ない - ゲルマン魂の - pixiv
「おい、今日の進路相談会に来てる先輩、すげえ綺麗らしいぜ!」 大学受験もいよいよ迫ってきた2学期のある日、お昼休みに色めき立つ男子高校生のお目当ては、とびきり美人と噂の卒業生らしいのだが、なんだかとても喜べない受験生の俺です。 「さっきチラッと見たけどマジでヤバイって!」 「スタ...
www.pixiv.net
ゲルマン魂님의 작품이며, 허가를 받고 번역했습니다.
"어이, 오늘 진로 상담회에 오는 선배, 굉장히 예쁘다고 하는데!"
대학 수험도 슬슬 다가온 2학기의 어느 날. 점심시간에 활기를 띈 남고생의 목적은, 특출난 미인 졸업생 인 것 같지만, 왠지 너무 기뻐할 수 없는 수험생인 나 입니다.
"아까 살짝 봤는데 진짜 장난 아니라고!"
"스타일도 장난 아니던데."
으~음, 설마 아니겠지. 이 학교도 나름대로 역사가 있고, 졸업생도 많이 있으니까. 분명 그 중에는 굉장한 미인도 포함되어 있겠지. 그래. 내 아내만 특별히 예쁜게 아니잖아.
"J반의 유키노시타씨의 언니라던데."
아, 역시구나. 어쩐지 아침부터 꼼꼼히 화장을 하고. 좀처럼 입지 않는 정장을 입길래, 틀림없이 임원회의겠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저녁은 돌아가는길에 어딘가에서 먹자고 말한게 이제서야 이해됐다. 나 바보구나.
"왜그러냐. 히키가야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구나."
"아, 히라츠카 선생님."
"마치 세상의 종말을 맞은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고?"
"대마왕이 집에서 오고 있다는걸 잊고 있었습니다."
쿡쿡 하며 교재로 얼굴을 가리고 웃는 행동. 당신에게는 남의 일이겠지만 이쪽은 하루노씨가 또 뭔가 저지르지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앞선다구요. 최악의 패턴은 진로 상담으로 모인 사람들의 앞에서 [이 사람, 제 남편이예~요!] 라고 말하는 행동. 몇번이라도 꿈에 나와서 시달렸다구요.
"하루노를 집에서 못나오게 하는건 무리겠지?"
"차라리, 자고 있는 사이에 침대에 묶어놓으면 좋겠네요."
"나중에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고?"
"새로운 취미의 세계가 열릴지도 모릅니다."
"가능성은 낮구나. 하루노는 그렇게 보여도 극히 정상이니까."
"알고 있어요, 일단은 부부니까요."
순간 움찔 하고 눈썹이 올라갔지만,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다시 온화한 얼굴.
"하루노의 수험 노하우가 우리 학교로써는 큰 도움이니까 말이지."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히키가야도 여러가지 배우고 있겠지?"
"안좋은것도 있습니다만."
흐음, 하며 턱에 손을 얹고 생각을 한다.
"그럼, 이번에는 네가 하루노에게 여러가지를 가르쳐봐라."
"제가 하루노씨에게요?"
"그래. 진로상담이라고 말해도 배우는것만이 능사는 아니겠지."
아니아니아니아니, 뭘 가르치라는 건가요. 이 선생님은. 재학생일때는 만년 학년 수석, 스포츠도 뭐든지 실수없이 해내왔던 하루노씨가, 이 내게 뭔가 배울 수 있는건 하나도 없을텐데.
"마음에 들지 않는 얼굴이구나."
"공교롭게도 쓸만한 소재가 없습니다."
"뭐냐, 웃음이라도 뺏을 생각인거냐."
"이 상황을 소재로 쓴다면, 저는 벌써 반의 인기인이 되었겠죠."
"그런 미인인 아내가 있으면 인기인은 틀림없지 않겠냐?"
"이유없는 비난만 잔뜩 받을거라구요."
실제로 누군가 다른 녀석의 일이었다면, 경박한 녀석들과 함께 요란하게 떠들어대진 않겠지만, 고교생인 주제에 미인인 배우자가 있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저주를 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 이 시기의 괴로운 수험생이라면 더욱 더 마음의 어둠은 깊을테니까.
"나에게도 하루노에게도 없는것을 너는 가지고 있잖냐?"
"성희롱 발언으로 유도하는 건가요?"
"그 발상이라면 재교육 하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주먹을 꽉 쥐고, 온화하지 않은 스킨십의 예비 동작. 애초에, 오늘의 진로 상담회에는 학부형들도 올텐데. 그렇게 말한 계통의 교육은 없는 방향으로. 들어올린 주먹을 당당히 밀어내고 자리를 피한다.
"그녀석(하루노)이 일부러 진로 상담 의뢰를 받았으니, 뭔가 생각이 있겠지."
"재미있을거라 생각해서 그런게 아닐까요?"
"히키가야, 인생을 즐기는 건 나쁜일이 아니다."
"거기에 말려들어가는 처지가 되어 보세요."
"함께 즐기자꾸나."
손목시계를 힐끗 쳐다보며, 복도 끝을 살핀다. 아무래도 성적이 나쁜 학생과의 이야기에 열중하고 있는 탓인지, 아무래도 시간에 늦을 것 같은 표정. 빠르게 신발로 갈아신고 빠른 걸음으로 그 자리를 뒤로 한다.
"뭐, 나는 하루노 녀석을 즐겁게 해주진 못했으니까."
"그렇지도 않은데요."
일순간 멈춰서서 뒤돌아봤다.
"그렇지만, 하루노씨의 추억담, 선생님과의 이야기 뿐이니까요."
"...히키가야, 역시 너는 갖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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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접어들어, 특별동의 건물 끝에 있는 회의실에 가자 입구부터 굉장한 학생수로 큰 성황이다. 매년 이 시기에는 진로 선택을 재인식시키는 이 자리에 있는 어느 학생이라도 모두 기운이 없었다고 하는데.
"아, 선~배, 아내분이 와있다구요?"
"바, 바보, 목소리 크다고."
학생회의 임원으로, 싱긋 웃는 얼굴로 학부모의 안내를 맡앗던 잇시키가 말을 걸어왔다. 잇시키씨, 전에 피로연을 열어 준 것은 감사하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해서 본격적으로 말하면 곤란하다고.
"아내분 굉장한 인기라구요. 보세요. 저 행렬."
"그러니까 아내라는말은 그만두라니까."
여러가지 파티션으로 나뉘어진 상담회의 부스. 그 앞에는 상담을 기다리는 학생과 그 부모님이 차례를 기다리는 절차가 되어 잇지만, 하루노씨가 담당하는 부스만 게임 소프트의 발매같은 상태가 되어있고, 아무리봐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아내분 부스죠?"
"뭐, 나중에 뭘 말할지 모르니까, 그리고 아내는 멈춰달라니까, 부탁입니다."
킥킥 하고 웃는 잇시키에게 안내되어 무기력한 기분으로 줄의 끝에 선다. 이쪽을 알아차리고 싱긋 우는 하루노씨. 눈치채지 못하고 테이블 아래로 손을 살짝 흔든다.
"역시 예쁘네요. 선배의 아내."
"그만해주세요. 너무 칭찬하면 기어오른다고 걷잡을 수 없게 되니까."
"또 정말이지, 집에서는 굉장히 칭찬하고 있으면서."
"아니, 칭찬이라든가 안하는데."
"에, 거짓말이죠?"
"둘이서만 있을 때, 자기 아내를 칭찬하는건 부끄럽잖아?"
"최저예요, 그거."
입에 손을 대고 무슨 중대 범죄의 진범을 찾았어요. 하는 눈으로 멸시하듯이 바라본다. 아니, 잠깐만요. 잇시키씨? 여기는 일본이라구요? 치바라구요? 뭐가 서러워서 미국 홈 드라마의 남편처럼 거실의 부인을 침치 마르도록 칭찬하지 않으면 안되냐구요? 설령 아내가 마녀라도 무리 게임이라구요.
"아내분,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예쁘긴하지"
"그것을 말로 말하라구요. 여자는 말해줬으면 한다구요."
"그러니까 무리야."
"역시 최저예요!"
정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팔을 허리에 대고 포기하는듯한 얼굴. 요즘의 여자애는 완전히 서양의 관습에 감화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쪽은 치바의 소시민이니까, 그렇게 간단하게 정책을 바꿀 순 없다고? 비록 미국 전역이 울어버려도 거절입니다.
"뭐, 선배는 여자가 밀어붙이면 약하니까요, 조만간 하겠죠. 그쵸?"
"그런 소리 하는게 아냐."
"자각이 없네요. 중병을 앓는 타입이예요."
"그때는, 네게 간병을 부탁할게."
"정말..... 자각이 없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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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분 앉으세요."
"아, 부탁합니다. 히키가야 입니다."
이래저래 완전히 하교시간에 가까워져서, 겨우 내 차례가 돌아왔다. 하루노씨를 보면 지금까지 많은 진로상담을 해왔을텐데, 완전히 지쳐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기색은 전혀 없다. 얼마나 완벽한 초인이냐고. 이 사람.
"히키가야군, 이름은 어떻게 되죠?"
"알고 있잖아요?"
"흐음, 히키가야군과 안면이 있었나요?"
무슨 플레이야 이건? 안색 하나 바꾸지 않고 접수하는건, 뭔가 하루노씨의 기분을 안좋게 만드는 일이라도 했던가? 쓰레기 버리는것도 잊지 않았고, 세탁물도 제대로 말리고 나왔을텐데.
"히키가야 하치만 입니다."
"재미있는 이름이네요. 부모님의 얼굴이 보고싶을 정도로."
"그러니까 알고 있잖아요?"
"글쎄요."
"약혼식때 만났잖아요. 그리고 지난주에도 함께 식사했고."
손을 깍지기고 턱을 손으로 받치며 뭔가를 생각하는 포즈. 가끔 집에서도 장난스러운 내 아내지만, 어디까지 진심인지 알 수 없는것이 단점. 무시당한것이 기분이 나빠져서 전부 귀찮아졌다.
"다른 여자와 착각하는게 아닌가요?"
"이제 됐습니다. 그럼."
피식 하고 입가를 올리며, 바스락바스락 하며 종이 파일에서 자료 뭉치를 꺼낸다. 안에는 진로 희망표와 모의 시험의 성적, 가족 구성등이 출력되어 클립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반출 금지인 개인 정보도 진로 상담회인 이 자리에 한하여 열람이 가능하지만.
"히키가야군은 사립 인문계 지망생이군요."
"이과 과목이 전멸이니까요."
"그렇게 매일 밤마다 정성스레 가르쳐 주는데, 이건 어찌된거야?"
"본인은 열심히하고 있습니다만."
"이건 주말에도 특훈하지 않으면 안되는 걸까."
팔짱을 끼고 살짝 불쾌한 모습이다. 확실히 밤마다 식사가 끝난후 부터 잠들기 전까지 이과 과목 과외를 받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기본이 이래서는 성적도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역시 사립 문과에 맞추는것이 좋겠죠?"
"안돼, 쉽게 포기하면 안돼!"
"어째서 그렇게 이과 과목에 연연하는 건가요?"
"그치만, 같이 대학에 다니고 싶은걸."
랄까, 둘이서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인다. 어쩔거냐고. 확실히 이대로 무슨 기적이라도 일어나서 하루노씨와 같은 캠퍼스에 다니게 된다면 나에게 메리트가 있을까? 집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아내의 감시하에 놓여진다고 하는 사태가 될 뿐인데.
"그리고, 지난 모의고사의 성적인데, 0점은 뭐니. 0점은."
"아아 그거, 그 모의고사 시험 안봤어요."
"뭐라고!?"
저질렀나? 같은 놀라움. 모의고사 시험의 결과와 이쪽의 얼굴을 몇번이나 비교한다.
"이 시기의 모의고사 시험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어째서 안본거야?"
"그건, 말하고 싶지 않아요."
"말하고 싶지 않아요. 로 끝날 리 없잖아. 진심으로 화낸다고?"
이제 주위의 신경따위는 쓰지 않는 큰 소리. 옆의 부스에서 상담을 받던 일행과, 회의실에 있던 교직원 중 몇명이 무슨일인가 하고 이쪽을 주목한다.
"미안, 소리질러서.... 그래서, 어째서인데?"
곤란하네. 모의시험을 안 본 것을 미래 영겁으로 아내에게 들키지 않았으면 했는데, 설마 진로 상담회에 온다는 계산이라니. 속이려고해도 속을 상대가 아니고.
"그날은 아내가."
"응, 내가 왜?"
"열로 앓아 누워서, 걱정되서 집을 비우지 못했습니다."
"...아, 그래/////"
빙글빙글 볼펜을 오른손으로 돌리며, 시선을 창밖을 여기저기 바라보고 있어서 초조하다. 왼손은 책상 아래로 이쪽의 손을 찾고 있다. 조금 눈이 젖어있는것 같은데 기분탓이겠죠. 그 하루노씨가 사람 앞에서 우는 일 따위는, 이 세상이 종말이 와도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가족구성말인데, 너는 결혼했구나?"
"뭐,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서요."
"실패했다든가, 생각하고 있니?"
"상대 여성은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요."
"여전이 둔감하구나."
"센터 시험에서는 직감에 의지하지 않기로 정했어요."
피식 하고 웃자 부드러워지는 분위기. 처음 만났을때는 바닥이 안보여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어째서 이런식으로 되었는지 지금도 수수께끼다.
"그래서 어때, 너는 그 사람과 함께라서 행복해?"
찾아낸 내 손을 꽉 움켜쥐고, 입술을 가볍게 씹으며 부끄러워하는 얼굴로 물어오지만, 진로 상담회의 항목에 그런 개인 사정에 발을 디딛는 질문은 없었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게 아무래도 잘 모르겠지만... 일단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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